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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썰풀이, 잡담

수학자들의 대화, 우리는 왜 수학을 연구하는가

by EnjoyingMath 2023.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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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1: 우리가 지금 수학을 알아가는 가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학을 왜 하냐라는 질문이기도 해요.
수학자 2: 네, 맞아요. 이런 질문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지만, 사실은 저는 작은 사람이라서, 야망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서 하는 얘긴데, 저에게는 그냥 수학 공부하는 거 자체가 재밌고,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하는 거예요. 유명하거나 업적이 있어야 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거든요.
수학자 1: 성취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는 거지요.
수학자 2: 맞아요, 그렇지요. 저는 모든 것이 저에게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수학을 하는 이유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게다가 저는 그런 쪽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인 면도 있어요. 수학을 하는 사람이 커뮤니티에 어떤 기여를 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저는 수학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건 사실 제 개인적인 즐거움과 연관이 있어요. 아무튼 이걸 잠깐 빼놓고, 일단은 커뮤니티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릴게요. 그러니까 수학을 한다는 게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건, 계산 및 예측해서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걸 추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홀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예측하거나 제어할 수 없어요.
수학자 1: 그래요, 맞아요.
수학자 2: 물론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달라질 수 있단 말이에요.
수학자 1: 그럴 수도 있겠지요.
수학자 2: 그러나 보기 힘들고, 추구하기 어려운 목적을 가지고 수학을 하면서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얘기하면,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멀리 떨어진 얘기에요.
수학자 1: 멀리 떨어진 얘기거나, 현실성이 없겠네요.
수학자 2: 현실성이 없어요. 현실성이 없고 오히려, 약간 비유를 하자면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느낌과 비슷해요.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종을 보존하기 위해서 그런 느낌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수학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돼요. 거진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서, 이들을 보존해 주자는 느낌이에요. 약간 그런 느낌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훗날 큰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느낌으로, 그래서 수학을 한다는 건 약간 문화재를 보존하고 인간을 보존하는 느낌이에요. 이 정도 무게로 생각하죠. 수학이 수학 사회에 공헌한다는 느낌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다른 수학자분들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어쨌든 그렇게 생각해요.
수학자 2: 저한테는 보이지도 않고 노릴 수도 없는 그런 목표가 사실 이해하기 힘들어요. 어쨌든, 개인적으로 수학을 하는 이유는 제가 수학을 하면 즐겁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수학을 하면서 즐거운 걸 느끼려면 필요한 요소들이 있어요.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하고, 아름다움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도 중요하죠. 그런데 수학이 즐거워지려면 필요한 조건들이 많아요. 수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측면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것은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공감해주는 사람,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야죠. 그런 상대 없이는 수학은 재미없어질 수 있고, 저는 어느 순간 수학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수학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고, 누군가에게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고, 발표하면 질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제 연구에 대한 노력을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측면에서 수학 커뮤니티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커뮤니티가 없다면, 저는 수학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거에요. 그렇게 되면 재미를 느끼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는 가치도 저에게는 매우 중요하답니다. 이것이 저에게 교수직을 갖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수학을 계속 지속하는 동기는, 사실 나눌 사람도 없고 내 노력과 성과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없으며 들어줄 사람도 없어서 어떤 의미에서 집 청소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 집 청소를 하면 깨끗해지는 결과를 볼 수 있지만, 수학 연구를 할 때는 더러운 연습장만 남게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답니다. 사실 나눌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나 싶고, 그래서 꼭 필요한 게 있는데 이루기가 어렵네요.
수학자 1: 그렇지만 객관적인 수준도 있죠. 수학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도 높은 단계를 추구하고 있죠. 하지만 이것도 어느 면에서는 결과론적인 면이 있어요. 논문을 좋은 저널에 게재하고자 하는 것은 나에게는 보상 때문이고, 실제로 주어지는 물질적 보상이나 명성 같은 것들 때문이에요. 좋은 저널에 논문을 실으면 내 노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겠죠.
수학자 2: 맞아요, 좋은 저널 좋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연구 결과가 좋은 저널에 투고할 수 있도록 되는 건 아니에요. 이런건 결과론적인 얘기가 되는 거죠. 내 연구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 사실 알 수 없어요. 모든 의미에서 말이죠. 사람마다 수학 연구에 대한 경험이 다르고 연구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각도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여전히 모르겠어요. 또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굵직한 업적을 남겨야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모든 것이 결과론적이에요. 일사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거죠. 리서치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시도해본 문제들이나 난제 같은 건 경험력이 문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웃긴 일이 될 수 있어요. 난제도 결국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한 결과라는 거죠.
수학자 1: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요.
수학자 2: 맞아요. 임팩트가 얼마나 클지 사실은 알 수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발전해 나가는 방향이 있고, 그 중에는 임팩트가 있는 것도 있어요. 그래도 사실은 결과론적인 면이 있죠.
수학자 2: 그래서 수학자로서의 나는 왜 수학을 하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이유는 사실 없다고 봐요. 그냥 수학을 하는 것이 즐겁고, 그 활동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임팩트가 있는 저널에 논문을 싣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인정을 받아야 해요. 그렇게 되면 나는 수학자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수학자 1: 어느 정도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수학자 2: 맞아요. 하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는 없어요. 나에게 해야 할 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있고, 결국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이에요. 내가 수학을 하고 싶은 이유를 뜻하는 거죠. 저는 그저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로 생각해요. 게다가 만약 수학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수학 커뮤니티를 세우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원래 수학을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수학을 사용하는 사람들이었고, 추상화하고 의심하며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계속 수학을 하고 있는 거죠.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추상화하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의심하며 꾸준히 연구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어요. 누군가는 계속 수학을 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게 재미있어서 수학을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수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수학을 하는 것에 의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수학자로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과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수학자 1: 그런데 수학의 가치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할 필요도, 그럴 수도 없어요. 우리가 수학자로서 모두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수학자 2: 다만 그런 걸 정해놓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하는 일이 진짜 가치가 있는지, 그걸 판단하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에요. 내가 생각하기에 일부 페이퍼에는 내가 주관적으로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일부 페이퍼에는 그런 느낌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근데 실제로 사람들의 평가는 다를 거에요. 아무튼 뭐 그래요. 그러니까 내가 연구 활동을 해서 뭔가 했으면 이게 다른 사람들한테 영감을 주고 그리고 뭔가 후속으로 질문할 수 있는 것들을 던져주고 그런 것들 임팩트가 있어야지 좋은 페이퍼 라고 생각해요. 그런 게 있어야지 좋은 패인 거죠.
수학자 2: 사실 어떤 얘기가 하고 싶었냐면, 답해지지 않은 질문은 다 똑같은 거에요. 그러니까 미해결된 문제는 다 모른다는 측면에서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제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든 결국엔 자신을 어떻게 선택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가령 스타크래프트 보면은 인제 뭐야? 이렇게 사각으로 맵이 이렇게 그려져 있잖아요. 지식의 지평을 맵으로 비유하면 다 검은색인데, 각각이 연구하면서 지금 밝히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가령 끝에 모서리에 이렇게 검은 게 하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거기가 끝이라는 걸 안다면 가치가 없을 수 있죠. 그걸 연구하는데 그걸 연구하는 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모른다는 겁니다. 내 눈에는 이게 벽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가보니까, 벽일 수도 있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벽이 눈앞에 있었는데, 검은 것처럼 보였던 거를 내가 그냥 채웠었죠. 어쩔 수가 없으니까. 근데 뭐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거는 사실은 연구하는 사람이 가진 사명인거고. 물론 거기에서 연구를 잘하고 못하고 갈리고 뭐 그런 것도 있겠죠.
수학자 1: 이런 의미에서 사실 어떻게 되는지는 극히 개인의 판단과 역량, 운에 달려 있는 거죠.
수학자 2: 그런 의미에서 사실은 뭐 따지고 보면, 결국은 자신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로 말하자면 성취 지향점을 그린다는 말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이런 게 없는 거지. 저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제가 수학을 하고 있는 진짜 원동력은 그게 아니에요. 장기적으로 보면은 좀 원동력은 내부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취보다는...
수학자 1: 근데 결국에는 가치라는 게 각자의 판단이고, 이렇게만 되버리면 그리고 약간 직업을 갖는 것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어쩔 수 없는 경쟁이 휘말리는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의견에 반대한다는 건 아닌데...
수학자 2: 사실 뭐 그래요. 이 사실 제가 말했던 그거야말로 딱 제 태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답변되지 않은 모든 수학 질문은 저한테는 다 같은 거처럼 느껴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게 왜 중요하냐라는 걸 둘째로 쳐놓고, 저한테는 그냥 다 그런 거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답이 안 돼 있으면 모르네 이렇게...
수학자 2: 저한테는 수학이 사실 의미 밖에 안 됐다더라고요. 그러니까 뭐, 이 연구 자체가 나중에 어떤 임팩트를 가질 것을 기대하고 연구를 하는 거는 제 스타일에 안 맞아요. 제가 수학을 즐기는 태도에 맞춰서, 제가 수학을 즐기는 태도는 제가 수학을 통해 어떤 토픽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흥미로움, 그리고 수학이 동작하는 방식들을 느낄 수 있으면 저한텐 답변되지 않은 질문들은 모두 똑같아요. 50년 된 난제이나 미적분 수업을 듣는 학생이 한 질문이건, 저한테는 두 질문이 다르지 않아요. 제 태도가 그렇다는 거죠. 물론 지금은 난제들을 푸는게 무척 신경 쓰여요. 예, 제가 물론 지금은 그게 무척 신경 써요. 왜냐하면 그게 제 앞으로의 밥벌이를 결정짓을 때 그런데 저는 보상과 밥벌이가 저한테 걸려있지 않다면 저는 솔직히 입장 남들이 관심 있어 하는 거 그런 거는 필요 없어요. 전 제가 재밌는 걸 하고 싶어요. 물론 연구의 방향과 추구해야 될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줄 수 있는 방향이라는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저한텐 그게 중요하진 않아요. 저한테는 그게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밥벌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근데 또 되게 또 뭐 어떤 면에서 그걸 봤냐면 제가 수학의 즐거움의 요소에 가장 큰 건 중의 하나가 나의 노력에 대해서 같이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된다고 했잖아요. 근데 사실 공감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려고 움직여야지 공감이 얻어지잖아요.
수학자 1: 필요한 면이 있지요.
수학자 2: 그렇죠. 나한테 재미있다고 이게 다 재미있거든요. 이렇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재밌는 이유를 이게 왜 재미있는지 잘 스토리를 만들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지, 이게 사람들이 공감을 해준다는 거예요. 근데 그게 수학의 재밌는 요소 중의 하나예요. 그래서 남들의 평가가 남들의 평가에서 자유롭지는 않아요. 조금 말이 되나요?
수학자 1: 그러니까 내가 한 일이 그냥 어디까지나 단순히 내가 좋다고 해서 끝날 수가 없는 게, 결국에는 어느 정도 보편적인 인정을 받아야 되는 거죠.
수학자 2: 네, 저거 네, 바로 그거예요. 저는 측면에 제 초점은 사실 그쪽에서, 내가 이 수학 커뮤니티에서 네, 어떻게 보면 진짜, 이거는 수학 커뮤니티를 위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사람들과 이제 교류하고 그리고 그럴 그러기 위해서, 내 연구가 취해야 되는 방향이 또 랜덤하게 가지 않고 연구가 그래서 꼭 그렇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문제를 내가 이제 접근하는 것 자체, 그게 꼭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근데 이제 와중에서도, 내가 좋아할 만한 그걸 찾아야 되는 게...
수학자 1: 수학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우주와 같은 카테고리니까 사실...
수학자 2: 저는 사실 스펙트럼을 맞춰가야 되지 않나 싶어요. 네, 최소한, 저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돼요. 저는 혼자서 독부장님처럼 수학 가는 거는 저한테 전혀 즐겁지 않아요. 저는 누군가한테 누군가랑 이렇게, 이 문제에서 생각해보면 이거 문제, 자연스럽지 않냐, 이 문제 궁금하지 않냐를 충분히 공감하고, 그거에 대해서 왜 풀려는 노력을 인정받고, 내가 풀었으면 그거에 대해서도 이제 뭐야, 나의 노력을 인정, 그런 거에 대해서도 공감받고, 네, 저는 과정이 즐겁지, 이 혼자서 수학 자체가 즐겁다고는 하지만, 어느 면에 있어서는...
수학자 1: 되게 상대적인 조건들에 의존하는 거죠, 절대적으로 수학이 즐겁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어렵고, 사실 안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수학자 2: 그 결국에는, 그러니까, 내 만족이에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가는 것 같아요. 수학을 하는 것도 내 만족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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